올해 김장채소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해남 참솔공동체 김장채소 이야기

올 여름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정식(옮겨심기) 시기가 늦어지고 무름병, 뿌리혹병 등 각종 병해로 인해 김장채소 상당수가 쓰러진 곳도 있습니다.
수확까지 한 달 여 남은 시간 더 정성껏 농사지어 조합원과 약속한 김장채소를 차질 없이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 겨울 조합원의 밥상을 책임질 채소라 생각하니 각별한 마음이 더 합니다.

100일 간의 정성 맛과 속이 꽉 찬 김장배추

해남 참솔공동체 식구들의 김장채소 농사는 배추를 파종하는 8월 10일 즈음부터 시작된다. 육묘한 지 15~20일 정도 지나 잎이 여섯 장쯤 나왔을 때, 모종을 밭에 옮겨 심고, 이후부터는 물 주고 풀메고 벌레 잡는 것만 신경써주면 된다. 물론 말로는 간단하지만 그 과정은 참으로 지난하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걸리는 약 100일 간의 여정에 쉬어갈 틈을 찾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배추가 너무 맛있는 까닭이다.
만물이 본디 타고난 생기를 잃어가는 늦가을에도 유독 부드러운 속살과 들큼한 맛을 지닌 배추는 벌레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다. “어제는 괜찮았던 배추가 오늘 보니 빵꾸가 뽕뽕 나 있는데, 그거 보고 마음 편히 누워있을 농사꾼이 어디 있어요. 밤에 후 레쉬 들고 당장 나가야지” 박남완 생산자의 말처럼 낮에 배춧속 깊이 숨어있던 청벌 레는 날이 어둑해질 때쯤 밤마실을 나온다. 이튿날 벌레 먹은 배추를 보고 가슴 아파 하지 않으려면 밤에 나가 눈을 크게 뜨고 벌레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다. 낮에는 풀 베고 밤에는 벌레 잡아야 하니 온갖 작물을 재배하는 해남 생산자들이 배추농사를 가장 힘든 농사로 꼽는 것이 이해된다.
올해는 휘파람골드 품종을 심었다. 잘 무르지 않는 데다 알이 굵어 김장용으로 적합 하다. 다만 그것도 충분히 자랐을 때 이야기다. 해남 김장배추가 가장 맛있어지는 때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그 전에 공급되면 100%의 맛은 내기 어렵다. “90일 배추라 불리는 관행 김장배추와 달리 유기 재배한 김장배추는 백일은 키워야 맛과 속이 꽉차요. 일수도 차고 한파를 맞아야 제맛이 나죠. 공급시기가 조정된 올해는 해남 배추의 꽉 찬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