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말고, 우리 함밥해요’ 청춘들과 함께하는 한살림 집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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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친환경에 대해 안다는 것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빨간 약을 먹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알고 난 후의 삶이 좀 힘들어지게 되는데, 99% 이상이 유기농, 친환경과의 반대 개념의 먹을거리인 현실을 헤쳐 나가기가 외롭기(혹은 서럽기) 때문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마음은 편했을 텐데, 99%의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기분이 울적하다.

이럴 때일수록 비슷한 동지들을 만나야 한다며, 한살림서울이 진행하는 ‘청춘들과 함께 하는 집밥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를 신청했다. 한살림 생산지에서 요리를 함께 하고, 따뜻한 밥상에 위로받으면서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전모임을 통해 두 개의 조를 구성해 어떤 요리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하고, 마침내 10월 8일(토) 아침 10시에 부안 산들바다공동체로 내려갔다. 인사를 나누고, 공동체에 계시는 두 분의 생산자님 댁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우리 조는 버섯들깨탕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밭에서 고구마순이 잘 자라고 있어 다듬어 넣었고, 부추를 뜯어 부추전을 부치고, 배추로 겉절이를 했다. 다른 조는 마치 야생초 전문가인 듯한 생산자님과 함께 단감 가지 샐러드와 우엉전, 갓김치를 만들어 왔다.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있게 나눠 먹은 후,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생산자와 조합원으로서 느낀 점에 관해 이야기하고, 서로 질문하면서 한살림에 대한 생각,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 옆에서는 몇몇 분이 불을 피워 해산물 구이, 생선회와 함께하는 2차 대화가 이어졌다. 부안 뽕주와 막걸리가 흥을 더했고, 지칠 줄 모르는 이야기는 새벽 2시까지 계속되었다.

이튿날에는 콩나물국으로 아침 해장을 하고 들깨 수확을 체험했다. 구수한 들깨 냄새 맡으며 땀 흘린 후에 우리를 맞이한 건, 우리밀 색동소면 잔치국수! 이후 근처 내소사에 들러 산책으로 마무리하고, 다 같이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 함께한 분들과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산들바다공동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1박 2일이었다. 앞으로 한살림 청년 활동을 열심히 지원하겠다는 한살림과 만들어갈 더 많은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다음 청년 활동에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도 함께하고 싶다.


| 글 임유정 조합원

친환경 라이프에 입문한 지 10여 년. ‘혼밥(혼자 밥 먹기)’이라는 말이 생기기 한참 전부터 혼밥을 해 왔다. 혼자서 꿋꿋이 찾아다니던 식당들의 잇따른 폐업을 목격한 후 직접 요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