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주민발의

서부지부 구로지구(준)

드디어 8,000여 장의 서명용지가 ‘구로 방사능 안전급식 지킴이 센터’에 모였다. “우리 아이들을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지키자”는 ‘방사능 안전급식 지킴이’들의 호소에 지난 11월부터 2월 20일까지 석 달간,
주민조례제정 청구 요건인 7,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8,000여 명의 구로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준 것이다.

 

이제 구로구 의회에서 실효성 있는 조례를 제정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 구로구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에는 ▲급식 방사능 검사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마련할 것, ▲방사능 검사대상에 어린이집을 포함할 것(현행 서울시 조례에는 어린이집 미포함), ▲식자재의 방사능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내용을 공개할 것, ▲학부모가 참여하는 급식안전위원회를 구성할 것, ▲방사능 안전급식 정기교육(영양사 선생님, 학교급식 담당자)을 실시할 것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길 예정이다.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가 폭발한 지 3년이 되어가지만,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체르노빌 핵사고 이후 가장 위험한 피폭경로가 음식물 섭취를 통한 ‘내부피폭’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세포분열이 왕성한 아이들이 방사능에 더 취약하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러나 사고 이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2012년 10월까지 일본산 수산물 2,231kg이 이미 초, 중, 고교 학교급식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졌다. 작년 9월 서울시 의회에서 방사능 급식 조례제정이 논의되었지만, 시민들에게 그 소식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의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핵심 사항들이 삭제된 채로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서울시 방사능 급식 조례’로는 아이들을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제는 구 조례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조례제정의 방식은 의회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으며 구 전체에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는 주민청구 방식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살림서울 서부지부, 구로 아이쿱, 구로민중의 집이 조례제정 운동을 시작하자는 뜻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6일, 20여 명의 주민들과 함께 ‘구로구 방사능 안전급식 지킴이 설명회’를 개최하고 지킴이들을 모았다. 11월 15일에는 ‘구로구 방사능 안전급식 지킴이 발대식’을 진행하고 조례제정청구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12월 5일에는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김익중 교수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고, 올해 1월 15일에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작은 영화제’도 열었다. 자주 만나 공부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날마다 지하철 역사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초등학교 예비 소집일엔 학교 앞으로, 일요일엔 성당으로 서명 가판대를 들고 찾아다녔다.


이번 구로구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제정청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한살림 조합원들은 구로 지역의 마을모임 구성원들과 구로지구(준) 운영위원들이다. 다들 방사능 안전급식 지킴이로 참여하며 마을모임에서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제정’을 주제로 모임을 진행했다. 신도림매장에 서명용지를 비치하고, 공급을 받는 조합원들에게는 서명운동의 취지를 설명하는 안내 글과 함께 서명용지와 선전물을 보내드리고 공급 실무자를 통해 서명용지를 취합했다. 구로지구(준) 운영위원들은 오류동 역사에서 진행한 길거리 서명운동에도 결합하고, 서명운동 중간에 김익중 교수가 쓴 <한국탈핵> 학습모임도 진행했다.

 

‘구로구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제정 운동’은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탈핵운동의 흐름을 만들어내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다. 서명운동 후반에 서울 양천구와 동작구, 경기도 군포시와 의정부시가 조례제정 운동을 시작 혹은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반가운 일이다. 조례제정 운동에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이 ‘탈핵’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길, 그리고 탈핵을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한살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원한다.